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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명 : ○ 입지와 투자비용과의 관계
투자의 기본 원칙은 최소 투자와 최대의 효과이다. 상권의 상급지에 입점할 수만 있다면 장사가 잘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곳에 입점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투자 가능한 금액에서 가장 최선의 점포를 찾는 것이야말로 가장 합리적인 투자의 원칙인 셈이다. 점포비용에 투자하면서 눈여겨보아야 할 사항이 바로 권리금이다. 권리금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최근에 이민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지역의 경우 한국인으로부터 권리금 제도를 전수 받아서 역으로 한국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권리금은 점포사업자에게 있어 요물과도 같은 존재다. 사업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적당한 수준의 권리금이 붙어 있는 점포를 선호한다. 신축건물이 아니라면 아예 권리금이 없는 점포는 피하는 경우도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것이 사업자의 기본 자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의 점포사업을 돌아본다면 일면 일리가 있는 행동이다. 권리금은 크게 영업권리금, 바닥권리금, 시설권리금으로 나뉜다. 일반인들이 가장 흔하게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아마도 시설권리금일 것이다. 시설권리금은 문자 그대로 기존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 이전 사업자가 시공한 시설 부분의 가격을 일부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업종을 창업하는 인수 창업이나 큰 인테리어 공사 없이 즉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영업권리금은 어느 정도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그동안의 고객들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업일 경우 요구하고 지급하는 금액이다. 내부 인테리어 공사는 다시 해야 하지만 거의 유사한 업종 즉 음식업에서 유사 음식점으로 변경하거나 형태나 물품만 바뀐 의류점일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바닥 권리금의 경우 비록 이전 사업체가 매출이 높지 않았다 하더라도 워낙 입지가 좋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축건물인 경우 나타나는 현상이다.
철판볶음밥
김밥
아구찜
분식
편의점
커피전문점
그림의 경우는 강남역 상권의 한 권역을 지도로 표시한 것이다. 열거한 여섯 개 점포 중에서 ‘아구찜’ 자리만 나머지 다섯 점포와 그 수요층이 어울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실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아구찜 자리는 강남역의 노른자위 상권에 입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부진하다. 비록 매출이 부진하다 하더라도 이 점포의 사업자는 다른 업종으로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고객이 점포를 원할 경우 바닥권리금을 요구하고 있다.
권리금 시세에서 주의해야 할 대목이 바로 상권이 형성된 기간 즉 상권의 나이이다. 이러한 사실은 상권의 역사가 오래 된 서울 위성도시와 최근 조성되기 시작한 신도시에서 극명하게 대비된다. 부천과 성남지역은 상권의 나이가 오래 된 대표적인 상권이다. 이 두 곳은 상권의 특성이 유사한 점이 많다. 우선 기본적인 인구가 많다. 성남시는 분당지역을 포함하여 90만 명을 넘어 섰으며 부천지역도 80만 명을 넘는다. 부천의 경우 상권의 나이가 100년에 가깝다. 성남 구시가지 지역은 상권이 형성되던 초기 단계에 입점한 사업자들이 계속해서 다음 사업자에게 점포를 넘겨주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상권의 나이에 비해 점포시세가 대단히 높다. 두 곳 모두 상급지의 경우 평당 권리금 시세가 1,000만 원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이 곳이 권리금 시세만큼 장사가 잘 되는 가는 의심스러운 일이다. 시세의 거품을 빼고 현실적인 가격에 거래를 하고 싶어도 그동안 축적된 부분이 쉽게 빠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장사는 잘 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점포를 소유하고 있는 점주들이 예상외로 많다.
신도시의 경우는 이와 정반대다. 이제 상권의 나이가 5년 정도 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개발이 진행되는 곳도 많으며 권리금이 미처 형성되지 않은 곳도 많다. 신도시 중에서 주민들의 생활만족도가 가장 낮다는 부천 중동신도시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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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중동 중심상권은 아직 본격적인 개발기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권이다. 상권 내에서는 공사일정을 잡지 못해 무로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부지가 대단히 많다. 땅을 사들인 지주들이 경기침체로 건물을 세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동중심 상권의 경우 5대 신도시 가운데 가장 유동인구의 수가 가장 낮다. 상권 내에서 LG백화점으로부터 신용협동조합 건물에 이르는 지역이 상권에서 가장 발달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신도시 가운데 상권 밀집도가 가장 높은 산본 중심상권의 저녁 6-7시 사이의 유동인구에 비해 같은 시간대의 유동인구가 30%선에 불과하다. 백화점에서 부천시청 쪽으로 향하는 서쪽 지역은 아예 유동인구의 발길이 뜸할 정도다.
그러나 중동 중심상권의 상세력이 전반적으로 낮은 것만은 아니다. 중동지역은 17만 명에 달하는 신도시 인구와 인근의 부천시, 인천 부평구 등 외부 수요까지 일부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상권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대형 유통시설인 LG백화점과 할인점인 카르푸 중동점이다. 이 업체들을 통해서 중동상권의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다. LG백화점의 하루 이용객 수는 3만 2,000명에 달한다. 국내에 상륙한 최초의 할인점 카르푸가 국내 1호점 입지로 선정한 곳도 바로 중동상권이다. 카르푸를 찾는 고객층만 보더라도 중동, 부천, 인천에서부터 서울의 양천구민 까지 다양하다. 중동상권의 경우 상권의 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은 30대 이상층이다. 특히 30-40대의 파워가 막강하다. LG백화점을 찾는 고객층을 연령대별로 분석해 보면 30대가 46%, 40대가 30%, 20대가 13%, 기타 11% 순으로 나타난다. 중동상권에서 유일하게 상권이 형성된 A, B 권역의 경우 주로 음식점, 주점들이 입점해 있다. 이 곳의 주요 소비층도 30-40대다. 이 곳에 입점한 점포 가운데 한 당구장의 주요 고객은 30-40대로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하며 20대는 20%선에 그치고 있다.
상권이 호황기에 접어들면 10-20대와 여성층의 소비가 왕성하게 나타난다. 중동상권에서는 이들의 소비가 미약하다. 두 백화점의 수요층 유입력이 워낙 막강해서 중고가 제품과 패션용품은 LG백화점에, 중저가 생활용품들은 카르푸에 소비층을 빼앗기고 있는 결과이기도 하다. 중동상권의 경우 상급지 1층 점포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권리금이 형성되지 않은 것도 이러한 현상 때문이다. 따라서 상권이 미쳐 개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급지에 권리금 시세가 낮은 점포를 구한다면 현재에도 가능성 있는 입지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5대 신도시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교적 상권의 밀집도가 높고 형성이 빠르게 진행된 산본 중심상권과 평촌 범계역 상권의 경우 권리금이 형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시세도 기타 서울, 수도권 지역의 70-80%에 불과하다. 나머지 분당, 일산, 중동의 중심상권들은 대개 50% 이하의 시세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입지에 따른 투자비용은 업종선정과 병행해서 판단해야 할 사항이다. 여기에는 현재 입지가 앞으로 어느 정도 발전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업종으로 입점해야 승산이 있는 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제시된다. 이 것이 입지 선정의 핵심요인이다. 현재는 평가절하 되어 있지만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입지를 골라내는 것이 바로 점포 사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요인인 것이다.
대형 유통시설이 새로 건설되는 경우 점포사업을 생각하는 예비창업자들은 과연 이 건물이 앞으로 어느 정도의 투자가치를 가지는 곳인지를 판단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 신축 상가는 처음 입점하는 사업자인 경우 권리금 없는 점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매장의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측면 때문에 일정 부분 모험을 동반한다고 보아야 한다.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경우라면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의 차액까지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점포인 동시에 예상이 빗나갔을 경우에는 두 배의 어려움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다. 정확한 상권 분석이 뛰따르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한 가지 들어 보자.
천호 상권은 굵직한 개발계획만 10여 개에 달하는 대표적인 개발형 상권이다. 지하철 8호선 건설, 속칭 천호동 텍사스로 불리 우는 423번지 개발, 빠이롯트사 공장 이전 터에 해봉 공원 조성계획 등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도 많이 있다. 앞서 상권 내에 건설된 ‘동아 그라시아 21’ 건물도 큰 주목을 끌었던 개발계획이었다. 항간에는 이 건물의 건설이 423번지 재개발 사업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건설 당시에 일반인들이 가졌던 기대와는 다르게 현재까지 이 건물은 큰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길 건너편에 약 100m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는 ‘2001 아울렛’ 건물 때문이다. 2001 아울렛은 의류를 중심으로 한 상설 할인매장이다. 지하철 천호역 인근에 건설된 신세계 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대로변 통행인구와 인접 지역의 수요층까지를 끌어들이고 있다면 2001 아울렛은 천호동 주민들의 소비처가 되고 있다. 외국에서 도입된 할인점이 보편화되기 전에 등장한 2001 아울렛은 상계동, 천호동 등 건설되는 곳마다 인기를 누렸으며 그 동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동아 그라시아 건물은 이러한 2001 아울렛의 인기를 노리고 거의 유사한 컨셉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것이다. 의류, 액세서리 등 판매점 위주로 업종을 유치했던 것이다. 그러나 특별히 다른 점을 부각시키지 못했던 동아 그라시아 건물은 2001 아울렛으로 행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개발 계획만 본다면 지하철 8호선 개통, 광진교 확장 계획 등으로 결코 뒤지는 곳이 아니지만 한정된 수요층을 가지고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애초에 생각했던 수준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한 2-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신축상가의 미래 가치를 적절히 평가할 수 있는 사례를 또 한가지 들어 보자. 잠실 신천 상권은 흔히 매스컴에 뒷구정 상권이라고 불릴 정도로 새롭게 부상하는 상권이다. 강남지역 신세대들의 새로운 집결지이며 도시 계획 상으로도 부도심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실재로 잠실 신천 상권의 위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잠실 신천 상권의 중심지는 신천역에서 천주교회를 거쳐 아시아공권에 이르는 약 500m 정도의 구간이다. 그러나 이 곳은 A급지에 속하는 곳이어서 점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중하급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데 그 대안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천주교회에서 석촌호수 길로 향하는 약 300m 정도의 구간이다. 이 곳은 원래 재래시장 터로 노점상의 움직임이 활발하던 곳이었다. 따라서 상권의 확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구청의 노점상 단속 이후 점포 신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잠실신천 상권에서 더욱 미래가 밝은 입지는 천주교회에서 잠전 초등학교로 향하는 주택가 쪽이다. 이 곳에는 현재 패션관련 점포들이 주로 입점해 있으며 주택을 개조한 음식점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서 1-2년 정도 뒤를 예상하고 이 곳에 세워진 신축상가에 입점하는 것은 투자 효율면에서 결코 뒤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점포 구입에는 투자가치, 투자효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가 항상 따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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